산행 /천왕봉

3월의 천왕봉 심설산행

지리수니 2018. 3. 10. 15:54

180309

중산리 탐방지원센터-칼바위-법계사-천왕봉-장터목-중산리

혼자 08;20~16;30 8시간 10분 동안 설경에 빠지다.

 

8일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예보된다.

강원도 산간지역과 내륙 산악지역에도 눈 예보가 있기에

일기예보를 주의 깊게 관찰하며 3월에 지리산 심설산행을 기대한다.

 

9일 금요일과 10일 토요일 천왕봉 날씨는 영하로 떨어져 기온 풍속은 비슷한데 금요일은 흐리고 토요일은 맑다

목요일 저녁에 배낭을 챙기다가 기상상태로 보아서는 토요일까지 풍경이 변하지 않을 것 같고

기왕이면 맑은 토요일에 갈까 하고 망설이다가 다음날 아침 아들 출근 후에 마음이 바꿔 부랴부랴 배낭을

꾸려 집을 나서 덕산을 지나는데 눈앞에 나타난 산이 하얗기로 지리산인가 착각을 했는데

정신을 가다듬고보니 구곡산 능선이라 잔뜩 기대를 하고서 탐방센터로 오르는데 

하얀 주능선에 햇살이 비추고 천왕봉 위엔 구름이 흩날리고 있다.

 

차를 길가에 세우고 폰을 끄집어내 사진을 찍고서 중산리에 도착하니 8시 16분 이미 셔틀버스는 떠나고 없었다.

심설 속에서의 여유를 부릴 시간을 좀 놓친 것 같아 아쉽지만 칼바위로 그냥 오른다.

날씨가 따뜻하여 티셔츠만 입고 산행을 했는데 혹시 나하고 준비해 간 손난로는 혼자서 배낭 주머니만 데우고 있고

눈이 약 20~30cm는 쌓인듯하다 눈길에 힘도 들지만 어느 곳 하나 놓치고 싶은 풍경이 없어 사진 찍느라 쉬엄쉬엄 오른다.

 

상봉에 오르자 하늘이 살짝 열린다 바람 한 점 없는 천왕봉이지만 눈이 쌓여 앉을 곳이 없으니

산객들이 머물지 못하고 내려가버려서 인증사진 한 장 남기지 못하고 내려서며 서툰 셀카놀이도 해보며

오늘 같은 날 동행이 있었으면 좀 더 여유롭게 즐기고 오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었다.

 

쌓인 눈길 양옆으로 스틱 자욱 깊은 곳은 맑은 옥빛이 선명하여 마음이 빨려 들어갈 듯 신비롭고

날씨가 흐린데도 맑은 빛에 눈이시려 잘 끼지 않는 썬 글라서를 끼고 산행을 하며

혼자 보기 아까운 너무도 멋진 3월의 심설산행에 그저 행복한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