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일반산행

조계산 보리밥

지리수니 2009. 11. 1. 09:02

09,10,31

선암사~선암굴목재~보리밥 집~송광굴목재~천자암~송광사

 

시월 마지막날..

언제부터인가 중년들의 마음에

뭔가 의미를 담아 두고픈 그런 날이 되어버렸다

 

만추의 

낙엽 우수수 떨어지는 스산한 계절 속에

걸어온 지난 세월을 추억하며 그리워하며..

 

유유자적

친구랑 손잡고

낙엽 수북이 쌓인 산길을 걸으며

유명세를 타고 있는 보리밥도 먹고

 

시월의 마지막 날을

그리 여유롭게 보내고파

토요산악회를 따라 나선길에 반가운 산벗을 만났다

 

십수년을 거슬러 "가람뫼"그리움 가득한

그 이름을 닉으로 쓰는 이 가 누굴까 궁금했는데..

오랜 시간 너머의 기억들을 추억하게 하는 "가람뫼"..

직접 작명한 그 이름을 닉으로 쓰고 있다니 그만큼 애착이 깊었으리라..

함께 걸으며 그 시절 그 사람들 안부와 산행 애기로 꽃을 피운다

그 시절 꽤 잘 나간다 자부하던 산악회

지금은 세월 저 너머에 묻혀 버렸지만.. 젊음과 패기가 있던 그 시절이 그립다

 

선암사엔 무슨 의식인지 모르나 행사가 한창이다

뜻도 모른 채 선암사를 둘러보고 쉬운 길을 따라 

조금 덜 분 빈다는 아래 보리밥집에서

보리밥 한 그릇에 동동주 한 사발로 점심을 먹는다 

산행 중에 산에서 먹는 밥이라 맛있게 배가 부르도록 먹었다

 

산중의 점심상에 색소폰 연주가 별미로 미각을 더욱 돋우는데

생각 같으면 이용의 "시월의 마지막 밤을" 한곡 연주해주길 바라는데

연주자는 흘러간 옛 노래와 트로트만 불어댄다

만추의 산속에서 감미로운 연주을 들으며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에

출발해도 늦지 않을 길을 산악회 측에선 길을 서두른다

포만감에 숨은 가쁘고 고행길이다

 

송강 굴목재에서 미답인 천자암을 둘러보러 간다

낙엽 쌓인 오솔길이 운치가 있다

바스락~바스락 낙엽 밟는 소리가

시월의 마지막 날에 딱 어울리는 그런 길이다

 

천자암엔 천년은 넘었음직한 향나무 두 그루가

세월과 역사의 흔적들을 간직한 채 고고하게 서있다

기분 좋은 오솔길을 따라 송광사를 둘러보며 

시월의 마지막 날도 그렇게 저물어가고 있었다

 

집에 돌아와 컴을 열어보니 친구의 선물이 도착해있다

이용의 "잊혀진 계절"

오늘 보리밥집에서의 내 맘을 읽기라도 한 듯.. 

승선교 아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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